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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Images

매혹적인 광화문 1 - cinecube광화문


작년 9월 광화문 시네큐브가 없어진다는 말이 블로그에서 떠돌았다. 이대 시네아트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었던 광화문 시네큐브의 상영시간표가 없어지면서, 아쉬웠지만 광화문 시네큐브를 마음속에서 떠나보냈다. 하지만, 이게뭔가! 멀쩡히 상영을 하고 있었던 것! 순간 바보가 된 느낌. 아마 소유주만 바뀐듯.

아무튼 이곳은 광화문을 매혹적인 장소로 만드는 장소중 하나다. 나에겐 추억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마천루를 사랑하는 나에겐, 그곳의 반짝거리고 화려한 지하의 세계에서 매혹적인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 크나큰 기쁨일 수밖에. 벤야민이 '환상과 욕망, 그리고 유혹의 무대'로 여긴 파사주에 매혹당한 것처럼 말이다. 이 자본주의의 가치로부터의 거대한 소외-너무 거대해서 그것으로 둘러싸여 버릴정도-를 상징하는 파리의 파사주에 도취된 거리산보자에 대한 벤야민의 글은 오늘날에도 인상적이다

"서로 마주보는 상점들 사이에서 마치 자기 집의 네 벽 안에 있는 부르주아처럼 아늑함을 느끼는 거리산보자에게 거리는 집이 된다. 그는 부르주아가 자기 집 거실의 유화에 부여하는 가치를 상호가 쓰인 반짝거리는 에나멜 판에 부여한다. 벽은 그의 메모 수첩을 받쳐주는 책상이며, 신문 매점은 그의 도서관이고, 카페의 테라스틑 그가 일을 끝내고 집 안을 내려다보는 돌출창이다" 


벤야민은 마천루의 쾌락에 매혹되어버린 거리산보자를 구해낼 수 있을까.

시네큐브를 비롯한 꽤 알려진 예술영화 상영관은 매우잘 알려진 거대 기업들의 소유물인데, 이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제 점점 비주류 문화영역 조차도 주류의 소유물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것은 비주류로 남기위해서도 주류에 잘 빌붙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영리한 저항인가, 영악한 자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