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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타인의 취향에 빠져보고 싶은 요즈음

<타인의 취향>

이 영화에 대해 잘 몰랐던 난, 그냥 중년의 한 남성의 지루한 영화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언젠가 어느 블로그(i am julie)의 영화평을 계기로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네아트 모모에서 독야청청 홀로 상영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 설에 시간을 내 혼자 보러가려 마음을 먹었다. 내 계획과는 다르게 진행되었지만 정말이지,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내 계획과는 다르게 사랑하는 환웅님과, 거북이, 필언니, 그리고 환웅님의 정신적 지주이신 란언니와 함께 눈내리는 설이브이브에 밤새 수다와 알코올로 배를 풍성히 채우고 설이브에 함께 영화를 보러갔더랬다. 란언니는 우리 모두의 영화값과 커피값을 과감히 하사하심으로서 이제부터 나도 정신적 지주로 삼기로 했다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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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야네스 자우이 와 주인공 장-피에르 바크리 이 두 부부의 연기가 참 멋있다.

변화에 대해 무덤덤했던 아니 두려워했던 작년 말의 무거움이 나의 어깨에 아직 남아 있는 요즈음. 내게도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새로운 일. 새로운 만남. 새로운 대화. 새로운 취향. 영화 <타인의 취향>의 주인공은 중년의 나이에 자신과 전혀 다른 사람에게 홀딱 반해버린다. 영어를 배우고, 연극을 보고, 전시회를 다니는 것은 그에게는 쉽지 않은 변화였으리라. 그보다 훨씬 젊은 나이지만 나에게도 변화를 단지 흥분되는 것만은 아니다. 때론 주저하기도 할만큼 약간은 두려움.

이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련다. 내게 닥쳐진 새로운 것들을 마음껏 누리리라. 그렇게 가능하게 했던 건 말야. 다름아닌 느릿느릿 거북이 때문인거다. 거북이는 느리지만 나보다 훨씬 변화무쌍한 인생을 살고 있는 듯하다. 내가 두려워 주저하고 있을 때 거북이는 누구보다 재빠르다. 과거에서 헤매이기보단 미래를 향해 말이다. 결국 난 거북이의 취향을 복제하고선 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데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두가지 만을 강요하는 요즈음의 팍팍한 세상에 짓눌려있는 당신. <타인의 취향>을 보라. 이 영화는 말한다. 새로운 대안이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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