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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로드리 게즈와 타란티노

플레닛 테러

<플레닛 테러>

로드리 게즈의 <플레닛 테러, 오른쪽 사진>를 보다.

내장과 피로 가득한 피터 잭슨의 <고무인간의 최후>를 생각나게 하는 끔찍함에 압도당했나 보다. 로드리 게즈가 타란티노와 함께 <황혼에서 새벽까지>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사실 이 영화의 압권은 외다리가 된 여주인공이 자신의 외다리에 무시무시한 무기를 장착해 좀비들을 모조리 무찌르는데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 영화에서도 타란티노는 자신의 연기를 뽐낸다. 그는 악질 군인으로 나오는데, 극 중 간호사에게 죽음의 주사기를 맞고 (너무나도 끔찍하게)죽는다.

이 영화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함께 만든 옴니버스 영화 <그라인드 하우스> 중 한 작품인데 장장 4시간에 달한다. 미국에선 그대로 상영했지만 우리나라에서 개봉할 땐 로드리 게즈의 장편과 티란티노의 복수극을 따로 개봉했다. 티란티노의 복수극은 바로 <데쓰 프루프>. <데쓰 프루프>의 여주인공 중 한명이 <플레닛 테러>의 여주인공으로 연기한다.

미국의 평론가들은 고전적 B급영화를 그대로 재현하는 로드리 게즈의 영화를 더 높이 평가했다.  B급 영화를 즐겨했거나 즐기고 있는 분들에겐 매우 좋은 영화가 아닐까. 더구나 '그라인드 하우스'라는 제목은 7,80년대 B급 영화를 동시상영했던 극장을 지칭하는 말인데, 영화를 보는 내내 뚝뚝 끊기고 노이즈가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데 이는 과거의 추억을 하는 감독의 장난기가 엿보인다.

데쓰 프루프

<데쓰 프루프>

<데쓰 프루프, 왼쪽 사진>를 몇일 전에 먼저 보았는데, 타란티노의 영화는 끔찍함 대신에 '통쾌한 폭력'과 '스피드'를 보여준다. 항상 영화속에서 쫓김을 당하고 유린당했던 여성들이 이번엔 살인마에게 폭력을 가하는 반전은 짜릿하다. 영화 전반부에서 뭔가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닳디닳은 상투적 공포(여성들이 느끼는)를 보여준 것에서 관객의 뒷통수를 치기위한 티란티노의 장난기를 엿볼 수 있다.

<킬빌>에서 우마 서먼의 대역 스턴트맨으로 유명한 '조이 벨'이 직접 스턴트맨의 역할로 자신을 연기하면서 리얼한 액션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론 살인마와 주인공이 타고 나오는 자동차의 엔진소리와 스피드. 모두 구형의 차량답게 프론트 엔진에 뒷바퀴 구동인데, 나에겐 요즘의 납작한 스포츠카보다 훨씬 매력적인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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