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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ocracy

겨울 감옥에 촛불의 온기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싸우다 억울하게 감옥에 갇히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촛불시위의 주역들, 비정규직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투쟁하던 노동자들입니다.

부패로 얼룩진 2MB정권은 경제 파탄도 모자라 1% '강부자'들의 만수무강을 위해 국가보안법을 앞세운 마녀사냥, 누리꾼들의 표현의 자유까지 악랄하게 탄압하고 있습니다.

구속노동자후원회(구노회)는 민주노총 전국노동자 대회 전야제(11/8) 장소(서울역)에서 올해로써 14회째를 맞이하는 구속노동자(촛불양심수)겨울나기 후원주점을 진행합니다. 억울하게 구속된 노동자, 시민들은 모두 위대한 우리의 '촛불'들입니다.!

평화와 우애로 가득찬 촛불의 온기를 차디찬 감옥 속으로 불어 넣어 주십시오! 후원주점 수익금은 방한용품과 영치금, 책 등으로, 구속노동자와 촛불양심수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소중하게 쓰여집니다.

-구속노동자 후원회-





하청노동자 전태일

                            - 조선남


우상과 신화의 껍질을 벗겨내면

그곳에 내가 있다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또다시 추방당한 내가


오래된 사진틀에 갇혀

날마다 고통스럽게 상징과 신화를 생산하는

저들의 환한 미소에 찌들어 간다


내 소중한 벗들은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마지막 밤을 밝히며, 숨죽이고 있다


나는 보았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들과 함께하고 있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벗어 날 길 없는

어쩌면 노예의 운명과도 같은 하청노동자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가난한 몸뚱아리 불길로 타올라도 외면했던 그들

타성에 젖어 적당히 타협과 협상에 매달린 그들이

내 이름을 팔고, 다시 나를 죽이려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내 소중한 벗들이여!

나는 그대들과 함께 내 생애 다 못 굴린 덩이를

오늘 밤 그대들과 함께 굴리려하네

마지막 남은 가난한 몸뚱아리 불길에 휩싸여도


우상과 신화의 껍질을 벗겨내면

나는 그대들이다

그대들은 전·태·일 이다

노예의 운명을 거부하고 마지막 남은 생애를 다 바쳐

투쟁하는 그대들은 전·태·일이다.


우리 시대의 전태일은 누구인가? 90년 전노협 결성 때 감옥에서 “전태일 정신 계승 실천대회”를 1주일간의 단식 투쟁으로 함께 한 적이 있습니다. 전태일을 기념하는 것은 전태일의 투쟁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 우리들은 믿었습니다.

  전 노협은 민노총으로 합법화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들의 주변에는 자신의 몸을 불살라 투쟁할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작년에 인천 건설 노동자 정해진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지켜라고 외치면서 분신투쟁을 했었고, 여전히 감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넘쳐 나고 있습니다.


  다시 11월이 오고, 전국노동자 대회가 열립니다. 세월은 더욱 엄혹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은 벼랑 끝으로 내 몰리고 있습니다.

해를 넘기는 장기 투쟁으로 가거나, 구속을 각오하고 투쟁하는 것이 전부인 이들이 바로 2008년 전태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 태일은 우상과 신화 속에 전태일이 아니라 투쟁하는 노동자들 속에 있는 전태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가입을 3번째 거부한 정규직 노동조합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대상화 화고 시해적인 연대를 하는 노동관료들이 타협과 협상을 하는 그 시간 마지막 생애를 다 바쳐 투쟁하는 그대들이 전태일입니다. 건설동지들, 화물연대 동지들, 사내하청 비정규직 동지들, 이 엄혹한 시대 어둠을 밝히는 동지들 그대들이 진정 이시대의 전태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조선남 시인은 건설노동자로서 건설노조 대구경북지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