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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취향의 미학

1. 취향의 문제일 뿐이다. 그래 옳지도 그른것도 아닌, 그냥 취향일 뿐인데 말이다. 그녀의 취향은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음식투정부리는 편식쟁이 아들을 보는 엄마의 심정이랄까. 이상하게 파고들고 싶어지는 소재거리가 되기도 한다. 취향일 뿐이다. <거북이는 의외로 빠르게 헤엄친다>에서 사토시가 소재로 삼을 만한 그녀의 취향에 대한 소재들은 기억해두고 싶다.

2. 아무 이유없는 무언가의 거리낌은 그녀의 취향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최근 자주 나의 마음속을 휘젓는 그녀의 취향은 내 취향의 '고상한'기준을 단숨에 조소하는 천재성이 있다.

3. - 하정우가 나오는 영화네, 왠지 보고 싶어 지는걸...
-꺅~ 나 하정우 싫어
-왜?
-그냥 싫어
-왜? 연기 잘하던데
-몰라 연기는 본적없고 넘 생긴게 싫단말야
-뭐야~ 배우는 연기로 평가해야지. 외모가 그사람 전부는 아니잖아.
-아냐, 그 사람은 분명 내가 매우 싫어하는 남자 스타일임에 분명해
그러니 더 알고 싶지도 않아.

갑자기 '쉬크'함을 강조하며 영화잡지 표지를 장식했던 몇 주전의 하정우의 간지 포즈가 생각났다.

4.<거북이는....>을 만든 감독 사토시가 후에 TV시리즈로 만든 <시효경찰>에서는 아무 이유없는 습관을 느닷없이 보여주며 웃게만든다. 시효가 다 되어 더이상 수사하지 않아도 될 사건을 파헤치는 시효과 경찰 키리야마(오다기리죠)는 사건수사를 위해 지방의 작은 파출소에 가게된다. 교통과에 근무하면서 죠를 사랑하는 마키즈키를 데리고 가는데 전철역 앞에서 수사를 위해 마키즈키와 키리야마가 만난다. 항상 쓰던 안경을 이번엔 쓰지 않고 나온 키리야마에게 안경을 쓰지 않은 이유를 물어본다.

[전철역 앞]
-오늘은 안경안썼네~
-아무래도, 일요일에 안경을 쓴다는 건 뭐랄까? 영국인이 아니니깐...
헉..황당한 그녀 ...하지만 오늘도 키리야마와 함께 수사를 위해 따라 나선다

[범행이 일어났던 담당 파출소]
-소부 경찰서의 쿠모 입니다.
-키리야마 입니다
이때 순경 왈,
-아, 키리군요, 이거 실례했습니다. 평소엔 안경을 사용하지만, 일요일 정도는 말이죠, 영국인도 아니니깐...
-그런데, 이사건말이죠, 내가 형사과에서 담당했던 마지막 사건이예요.

이런식이다;;

5.방금 생각난 <시효경찰>의 또다른 에피소드.
"거짓말을 하면 안경에 김이 서린다"
"소세지는 흐린날 먹어야 제맛이야"

6. 그렇다 새가슴을 좋아하는 그녀의 취향에는 뭔가 미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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