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건 대낮에 자그마한 티브이에서 나오는 공포영화의 광고만으로도 충분히 무섭고 두려워진다. 정말이지 소름끼치는 일이다.
내가 사는 순간이 그렇기도 하다. 처음에는 먹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라면을 먹게되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라면을 먹는 다기보다는 습관적으로 라면을 먹는다.
무섭다.
하루종일 배고픔에 시달리다가도 부자가 되는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무섭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열정을 다하다가도 어느새 더러운 세상에 내 몸이 파괴되는 걸 무감각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이제 그 열정을 포기할 순 없다는 자존심만이 날 지켜준다.
그래서 외롭다.
그리고 그게 젤 무섭다.
2008.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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