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ssay

꿈과 혁명

"꿈은 환상을 조장하고 허위의식을 갖게 하지만 또한 그것이 있기에 현실을 넘어설 수 있는 에너지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꿈은 깨어남과 혁명으로 가는 일방통행로다"

-발터 벤야민

오늘 영화 '팔레르모 슈팅'과 함께 나를 압도한 것은 '꿈'이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문득 영화가 보고 싶어지면 대충 시간 맞는 영화를 골라 혼자 극장에 간다. 단, 혼자 집중 할 수 있도록 조용한 영화관을 찾다보니 스폰지 하우스를 종종 찾게된다. 오늘 내 여유시간과 맞아떨어진 영화는 '공기인형'과 '팔레르모 슈팅'이었는데, 더 가까운 곳에서 상영하는 '팔레르모 슈팅'을 선택했다.

이 영화의 주인공처럼 꿈은 종종 나를 숨가쁘도록 압도한다. 특히 '현실이 꿈틀'대는 일들이 주변에서 일어나고, 그 사건이 마치 '영화'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 그 한복판에 서있다는 것을 느낄때 말이다. 그런 느낌이 나를 압도한 그런 날은 잠들기전 방이 나에게 압도되어 버린다. 내가 이 방안에 가득 차있는 그런 느낌이다. 심장이 울리는 소리가 온 몸을 뒤덮어 버린다. 잠을 이룰 수 없다고 느끼는 순간 잠에 들어버린다.

팔레르모 슈팅 스틸컷

팔레르모 슈팅 스틸컷 - 꿈을 꾸는 핀

내가 사는 이 현실을 넘어서지 않으면 난'팔레르모 슈팅'의 핀처럼 고뇌에 빠진 사진사가 되어버릴 거다. 현실을 넘어선다는 것은 이 영화에서 보여준 것처럼 현세를 잠시 떠나 저승사자와 독대하는 것은 아닐테다. 그것은 아마 눈을 부릅뜨고 현실을 회피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을 모른체 하지 않고 맞딱드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눈물이 쏟아지더라도 말이다.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는 뭐하나 쓸모없다  (3) 2010.07.09
하모니카  (2) 2010.05.25
하루여행을 위해 필요한 것들  (1) 2010.04.16
오늘 생각난 것들  (2) 2010.04.16
날 제촉하는 계단  (0) 2010.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