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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ocracy

MB 정부의 파괴적 성격 - 발터 벤야민의 에세이를 통해


발터벤야민 일러스트

파괴적 성격은 단 하나의 구호만을 알고 있는데, 그것은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파괴적 성격은 단 하나의 행동만을 알고 있는데, 그것은 공간을 없애는 일이다. 맑은 공기와 자유로운 공간에 대한 그 욕구는 어떠한 증오보다도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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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같은 아폴로적인 파괴자의 이미지를 이해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만약 세상이 어느 정도 파괴할 가치가 있는가 하는 점에서 검토되어진다면 세상은 엄청나게 단순해질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다. 이러한 인식은 현존하고 있는 세상의 모든 것을 포괄해서 하나로 묶는 커다란 끈이다. 이러한 인식은 또한 파괴적 성격에 깊은 조화의 스펙터클을 제공해 주는 하나의 시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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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성격은 어떠한 비젼도 가지고 있지 않다. 더우기나 파괴적 성격은 파괴된 것 자리에 무엇이 대신 들어설 것인가에 대해서는 추호도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적어도 한순간 동안 그가 원하는 것은, 빈 공간 다시 말해 사물이 서 있었고 또 희생자들이 살았던 장소이다. 그러한 빈 공간을 채우지 않고서도 그러한 빈 공간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는 틀림없이 있게 될 것이다.

파괴적 성격은 그의 일을 행하지만, 창조적 일만은 기피한다. 마치 창조주가 고독을 찾듯이 파괴하는 자는 끊임없이 그의 활동의 증인이 될 사람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지 않으면 안된다.

파괴적 성격은 지속적인 것을 전혀 알지 못한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는 어느 곳에서나 길을 보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벽이나 산과 마주치는 곳에서 그는 하나의 길을 본다. 그러나 이처럼 그가 어디에서나 하나의 길을 보기 때문에 그는 길로부터 비켜나지 않으면 안된다. 이때 그는 언제나 조야한 폭력을 가지고 길로부터 비켜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매우 세련된 폭력으로 길로부터 비켜난다.

-발터 벤야민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中 ' 파괴적 성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