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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kech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말라구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말라구.

날 가여워하는 건 그렇게 나쁘진 않지만 쓸데없는 짓이야. 아니 약간 기분이 좋지 않기도 해. 날 불쌍하게 여길 뿐 진정 날 위한 태도가 아니라구. 이래뵈도 난 너희들 보다 혼자 서도 잘 커나갈 수 있단 말이지. 발가벗은 너희와는 다르게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털 가죽을 가지고 태어났을 뿐더러, 좀 있으면 날카로운 발톱으로 많은 걸 할 수 있게 되지. 난 밤도 무서워하지 않는다구! 단, 너희보다 수명이 짧은 건 고귀한 존재기 때문이야.

인간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지.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말은 아니야. 문제는 함께하자고 하면서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인간들이 너무도 많단 말이야. 내가 지금 이런 표정을 하고 있는 것도 그런 꼴을 하고 있는 너희들이 우습다 가도 애처로워 보여서 말이지. 특히나 이 나라 대표라는 사람이 하는 꼴을 보면 너무나 안타까워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라구.

그 작자는 마치 우리 세계를 따라하는 것 같기도 해. 어설프게 말이지. 우리 세계는 도덕따위는 존재하지 않지. 다만, 생존을 위해서는 자신보다 약한 동물을 잡아먹거나, 방어력이 없는 생물을 먹지 않고 선 살 수가 없는 치열한 세계지. 그래서 너희들도 우리 종족을 가끔 먹기도 하더군.

그런데 어설프다고 한 건 말야. 왜 너희들끼리 잡아먹냐는 거야. 너무나도 불필요한 쇳덩어리를 나도 평생 가보지 못할 나라로 들고가서는 서로 죽이고 있잖아.(인간고기는 정말 맛이 없을 것 같던데 말야) 너희들이 뽑아 놓은 국회의원이라는 놈들이 그런 일들을 한단 말야.

이 얘길하고 있자니 우리 할아버지의 할머니의 할아버지의 어머니가 생각나는군. 일본에게 빼앗겼던 나라를 되찾겠다고 말야. 독립운동가를 도우느라 짧은 생을 마감하셨던 그분이 이 소식을 들으면 꼬리를 쳐 들고 화를 낼게 분명하단 말이지.(그 분이 요즘 고양이들을 봐도 한심하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말야. 화낼 정도는 아닐거야.) 그 때 일본인들 만큼 못된 짓은 하지 않을 수 있어도, 사실상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본질은 비슷하지 않은가. 당시 일본인들도 점령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도와주러 갔다고 생각했을게야.

또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오늘 벌어졌더군. 인간이 올림픽을 그렇게 숭고하게 생각하고 있는 지 처음 알았다네. 반도체 공장에서 아직도 백혈병에 쓰러져가는 젊은이들을 나몰라라 했던 그 공장 사장이 이 나라 수장에게 비자금을 줬다가 들통나서 결국 감옥에 갔자너. 그 인간이 오늘 사면됐는데 이유가 가관이더군. 글쎄 올림픽 위원회 복귀해서 올림픽 유치에 힘을 쓰도록 하기 위해서라더군. 내가 알 바가 아닐지 몰라도 올림픽이 그렇게 숭고한 일이던가? 알다가도 모를 일일세. 얼마나 숭고한 일이면 그의 공장때문에 백혈병환자가 생기는걸 폭로하고 비판했던 활동가를 오늘 구속했지뭔가. 과연 그정도로 대단한 일인건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말야.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말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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